06화 6. 자금성 - 베이징, 상해 여행
황제의 궁전을 거닐다
1일 차를 마치고 저녁에 내일 일정을 말하는데, 매형이 자꾸 Forbidden City는 무조건 가야 한다고 해서, 북경의 숨겨진 어트랙션 같은 게 있나 보다. 좋아 시간과 체력의 여건만 된다면 이것도 일정에 넣자고 했는데 알고 보니 Forbidden City가 자금성이었다.
왜 자금성이 Forbidden City냐면 성에 접근하기 너무 힘들고 극도로 제한적으로 허용해 줬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뭔가 와전된 이름이 아닐까 싶다. 구글에서도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 설명해 줄 정도인걸 보니 말이다.
좌측 하단에서 깔끔하게 이유를 설명해 준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이런 설명이 있더라.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천자의 거처가 우주의 중심인 자미원(紫微垣)에 있어 그곳을 기점으로 우주가 움직인다고 믿었기에 이를 상징하는 뜻에서 '자(紫)'를, 황제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공간이라는 뜻에서 '금(禁)'을 사용해 자금성이라 명명했다. 이런 자세한 내력을 모른 명나라 시대 유럽 선교사들은 '금할 금(禁)'자와 '성 성(城)'자를 각각 '금지된'과 '성벽을 둘러친 도시'란 뜻으로 직역하면서 서양에는 '금지된 도시'라는 뜻으로 알려졌다.
- 출처 : 나무위키
자금성은 베이징의 정 중앙에 위치한 정말 거대하다는 말이 딱 알맞은 수식어일 만큼 커다란 성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궁궐로 유네스코 등재가 되어있다고 하니 이것보다 큰 성은 상상하기 힘들다. 처음에 축약된 지도만 보고 깔봤는데, 디테일한 지도를 보고 실제 가보니 까무러치게 컸다. 왜 조선사람들이 중국 가서 대국이라고 했는지 예전에 역사 배울 땐 전혀 납득이 안 갔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 그 옛날에 나였어도 여길 와봤다면 대국이라고 숙이고 들어갔을 것 같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듯, 자금성은 천안문으로부터 이어진다. 위 지도에서 오문으로 지나온다. 여기서 티켓 검사도 하는 듯.
몇 개의 문을 지나치면 커다란 궁궐에 입장할 수 있게 된다.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으면 무료입장을 시켜주듯 여기도 그런 문화가 있는 것 같았다. 중국식 예복을 입고 온 사람이 많았다. 그중 압도적으로 중국 현지인이 많았는데, 그중 여자가 대다수였다.
정문에서 새가 드론처럼 날아다니길래 찍어봤다.
애석하게도 내 아이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는 담기지 않는 거대한 크기가 있다. 아쉬운 대로 주변 사람들에 비례해서 크기를 가늠해 보자. 내가 만약 조선시대에 이 궁궐에 사절단이나 사신으로 왔다면 분위기에 압도당했을 것 같다.
이런 성을 몇 차례나 거친다. 어떤 위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거의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아래와 같은 왕의 의자 같은 구조물을 볼 수 있었다. 가까이서 봤지만 많이 닳아 있지만 그래도 굉장했다. 궁궐의 크기만큼 거대하진 않았지만 한 사람이 앉기에 차고 넘칠 정도로 크니까.
그 뒤로는 거의 비슷한 풍경이다. 궁 자체가 엄청 크지만 그만큼의 다채로움이 있진 않고, 비슷한 구조물이 비슷한 크기로 위계에 맞게 건조된 모습이다.
거의 막장에 이르러서는 궁궐 내 정원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잘 조경된 나무와 공원으로 확 풍경이 바뀐다.
돌을 깎아 만든 벙커 같은 건축물도 있고, 뭔가 의미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멋들어지게 뻗은 나무도 있다. 왕이 휴식을 취했을 것 같은 사원도 있다.
끝은 그냥 거대한 출입구다. 왕이 사는 곳이랑 그리 멀지 않아서 내가 봤던 곳이 진짜 왕좌가 맞는지 궁금해지긴 했다.
자금성을 나오면 궁을 주변을 산책할 수 있는 넓은 길이 나온다. 다들 이 길을 따라 걷길래 우리도 딱히 일정이 없어 산책을 하기로 했는데, 너무 예쁜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안그래도 엄청나게 넓어 개방감이 느껴지는데 주변을 물로 감싸 해자 형태로 만든 이 물길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 거의 자금성과 맘먹을 정도로 대단히 좋은 경치였다. 해도 적당한 각도로 떠있어서 주변 흰색 빛깔 건물들을 더 밝게 보여줬던 것 같다.
원래 이 자금성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징산공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까지 가기엔 체력도 그렇고 시간도 애매해서 스킵했다. 혼자 왔으면 아마 들렀을 것 같다.
예전에 역사책을 보면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로 이상한 의사결정을 하는 조선 엘리트들을 볼 수 있다. 대국은 대국이다. 대국한테 소국이 조공을 바치고 저자세로 들어가는 건 당연한 거다. 뭐 이런 논리였는데, 뭐 저런 되지도 않는 논리로 국가의 대소사에 걸맞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걸까 싶었다.
근데 진짜 와보니, 중국은 참 커다란 나라고 그에 걸맞은 궁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이 궁에 와보면 어떤 나라 도시만큼 큰 이 궁을 보고 비슷한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