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화 3. 정양문 거리 - 베이징, 상해 여행
베이징의 심장부에서
베이징 여행 관광의 시작은 정양문(Zhengyangmen)이다. 베이징 와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데, 중국 궁궐이 무슨 작은 도시만 하다. 우리나라도 성은 엄청 커서 성 안에서 백성들이 살곤 했던 것처럼 우리나라 돈희문 뭐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그것처럼 정양문은 성문이라고 한다. 그만큼 역사적 가치가 대단한 어떤 랜드마크 같은 건 아니다.
위치로 보면 자금성과 천안문 광장 같은 랜드마크의 아래쪽에 위치한다.
날이 참 파랗고 추운 날이었다. 하늘색과 무뚝뚝한 성이 어울리지 않는다.
음식점 3군데를 허탕치고 나니 3시가 넘었다. 당장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플랜 C까지 바닥나버린 MBTI J의 머릿속은 답답하기만 한데, 이미 북경에 와봤던 매형이 와봤던 거리에 가서 음식점을 찾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래서 택시 타고 왔던 게 정양문이다.
허탕 치며 갔던 장소들은 무슨 유령도시를 보는 것 같이 텅텅 비어있었는데, 여기는 음식점도 모여있고 스타벅스도 있고 간식도 사 먹을 수 있다. 우리 가족이 밥 먹으려고 알아둔 식당 3군데를 갔는데 정보가 틀리거나 웨이팅이 2시간씩 돼서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밥부터 먹었다.
일단 부모님이 계시니 실패를 막기 위해 유명한 체인점을 갔다. 검증된 맛집이 필요했다. 첫 번째 음식은 그래서 핫팟이다. 식당도 크기가 중국 스러웠는데 음식들도 그랬다. 저 가운데 끓고 있는 그릇은 홍탕과 백탕이 있는데 홍탕이 미친 듯이 매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훠궈로 알려진 음식인데 여기서는 뭐라고 부르더라.. 그냥 핫팟이라고 영어로 보고 들어갔던 것 같다.
저 하얀색 사자가 그려진 락카통은 사실 맥주다. 1L짜리 캔인데 맥주 맛이 엄청 좋았다. 홉을 때려 박아서 씁쓸한 맛이 높고 가볍지 않은 맛있는 맥주. 우리나라 맥주보다 유럽 맥주 맛에 가깝다. 백종원 선생님이 중국은 초기 개항당해서 맥주도 해외 맥주처럼 설비가 되어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정말인가 보다.
그렇게 밥을 다 먹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정양문 거리를 걸어보기 시작했다. 여기 첫 기억이 온통 빨간색뿐이다라는 것이었는데, 다시 사진으로 봐도 온통 빨간색이다.
첫인상으로 너무 황량한 중국만 봐서 그런가 여기는 활기차고 좋았다. 중국 간식이라고 한국에서 팔던 것들을 길거리에서 정말 팔고 있었다.
Real China Tanghuru
간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탕후루는 먹어보고 싶었는데 누나가 사서 하나 뺏어먹어 보니 한국에서 먹던 게 맛있는 것 같다. 시고 설탕의 달달함이 우리나라랑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만듦세도 조악했다.
위생은 눈감아 수준은 아니고, 우리나라랑 비슷했던 것 같다. 딱히 더럽다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엄청 철두철미하게 위생을 지키는 수준은 아닌 정도. 엄마가 비위가 안 좋으셔서 걱정했는데 그런 부분은 안심했다.
베이징 여행에서는 앞으로 계속 나올 공안들. 상하이에는 공안이 거의 없는데, 베이징은 공안이 쫙 깔려있다. 어딜 가든 볼 수 있고 감시하고 있다.
겨울이라 거리가 스산하지만 차가운 공기에 어울리는 도시라 이질감이 없다. 푸르른 여름에 왔으면 느낌이 확 달라질 것 같다. 사진에서 보이듯 정양문 거리엔 중앙에 트램이 다닌다. 대중교통 목적은 아니고 관광용인 듯하다. 속도가 매우 느리고 자주 다니지도 않기 때문.
중국엔 스타벅스가 정말 많다. 사활을 걸었구나 싶을 수준으로. 우리나라도 꽤 많지만 솔직히 서울이랑 경기도 강변 말고는 거의 없는데, 여긴 어딜 가나 볼 수 있다. 그중 정양문 지점은 대놓고 중국 궁궐처럼 지어놨다. 자금성에서 택시 타고 20분은 가야 할 거리에 금테와 붉은색으로 멋들어지게 지어놨다.
하지만 중국 스타벅스는 많이 비싸니까 우리는 루이싱 같은 저가 커피를 사 먹는다. 아니면 밀크티를 먹자!
이게 정양문이었나..?
그다음은 원래 천안문 광장을 가려다가 예약 실패로 다음날 가기로 하고, 산책을 했다. 베이징에는 저런 성문 같은 게 많다. 구글맵이나 애플 맵에 나오지도 않아서 뭐가 뭔지 모르고 그냥 우와 와하면서 사진 찍었는데 나중엔 너무 많이 나와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이건 그 유명한 북경호텔이다. 실제로 보면 미친 듯이 크다. 대기업 사옥 5개는 붙여놔야 겨우 커버할 수준의 크기. 저 입구 기둥만 아파트 4층 높이쯤 된다.
정양문 거리는 딱히 유명하지 않은 곳인데, 가보니 생각보다 중국 문화를 느끼기에 좋은 장소였다. 베이징에서 중국 스러운 장소에 한 번쯤 가야 한다면 이곳을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