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전형은 더 어려워져야한다.

AI 활용능력 역량이 추가됩니다

많은 기업들과 구직자들 사이에서 과제 테스트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을 안다. 회사 입장에서는 스크리닝의 일환으로 꼭 필요한데 구직자 입장에서는 회사 다니면서 이걸 어떻게 하냐고 성토하는 그야말로 미스매칭의 현장이 아닐 수 없다.

최대한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게 프로젝트 안에 디자인 시스템이나 라이브러리를 전부세팅해주고, 평가 기간을 일단위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낮춰주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과제 테스트는 그저 모두가 다 푸는 1차 허들 정도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제는 반대로, 과제 테스트를 엄청 어렵게 내야할 것 같다. AI 활용 역량이라는 항목이 신설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개발자 채용의 트렌드는 변할 것이다

과거 엔지니어링 역량과 문제 해결 역량을 중점적으로 보던 개발자 씬 채용 트렌드에서는 과제 평가가 지원자의 역량을 확인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기업도 그렇고, 지원자 입장에서도 최대한 나의 업무역량을 펼칠 수 있어 장점이 있었다. 다만 대부분 회사를 다니면서 과제를 치루기 때문에 3일 혹은 1주일짜리 과제를 요구하면 귀찮다고 지원을 자체를 안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난이도를 낮추거나 자유도를 제한하고 기한을 줄여왔다. 하지만 이는 전통적인 엔지니어링 역량을 확인하는 입장에서는 옳은 방향일 수 있으나 AI 활용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가까운 미래에, 조직은 조직원에게 더 어려운 문제를 더 빠르게 풀어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우리는 돈을 받고 일하는 프로로서 그 문제를 요구받은대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더욱 더 어려운 문제에 당도하는 기간과 해결하는 시간은 지수함수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그 때부터는 새로운 역량 없이는 해결해나가기 힘든 지경에 마주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과제평가에서 지금보다 어려운 문제를 적은 기간 내에 요구하고 AI의 사용을 적극 권장하며 AI에게 지시한 내역과 이를 수정한 내역을 확인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메타의 해고사례를 보며

지난 달에 메타가 3,60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하위 5%를 내보내고 새 인재를 채용한다고 한다. 세일즈포스라는 기업은 25년에 더이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두 AI로 인한 격변의 시기에 발생하는 메가임팩트다.

몇년 전에 10 만큼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하루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반나절도 안걸리는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AI를 필두로 한 기술 셋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빠르고 정확한 일처리가 가능하다.

아이언맨에게 자비스가 없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아이언맨 수트를 만들기 위한 그 많은 정보들을 얻고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생각하는 것을 결과물로 만들어내기 위해 며칠 밤낮은 구글과 캐드, IDE와 씨름하고 있지 않았을까(직원들에게 레버리지 했을지도..)

물론 토니 스타크의 업무 방식은 아직 멀었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느끼는 업무에서의 효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체감될 것이라 믿는다.

마치며

"가장 일 잘하는 개발자는 코드 한 줄도 작성 안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이게 예전에는 문제를 얼마나 잘 정의하고, 가장 효용 높은 방법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 어구가 AI의 시대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아직 얼마나 문제를 잘 정의하는지는 우리의 몫이지만 그 부분을 AI에게 얼마나 잘 전달하고 우리 서비스 구조 내에서 AI가 잘 풀어낼 수 있게 구조화하여 명령하는 능력이 대두된다.

하지만 과제를 어렵게 하기는 분명 한계가 있는 제안이다. 비싼 AI 제품을 쓰는 사람은 성적을 잘 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못받을게 분명하니까. 그렇다고 유료 AI를 구매해줄 순 없으니 실효성이 없다는건 알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과제 평가가 실효성을 잃고 있고, 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