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분기 회고
할것은 많고, 의지는 없고
매일을 살아갈 때는 어찌나 속절없이 빠르게 지나가던지 눈 뜨면 출근하고 회사에서의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정신없이, 치열하게 지나간다. 퇴근하면 뭐 다른가, 저녁 먹고 운동 다녀왔다가 영어 공부 쪼끔 하면 10시 반 11시다. 약속이라도 있는 저녁은 그야말로 삭제다. 술이라도 한 잔 마시면 그 다음날까지 헤롱헤롱 정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아놓으면 그럴싸한 시간 덩어리가 된다. 이 회고를 쓰며 또 느끼지만, 100일에 가까운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조목조목 모아놓고 보면 인생에서의 놀라운 한 발자국을 내디뎠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 말은, 결국 내가 어떤 액션을 미루지 않고 해왔다는 것이고 그것들이 모여서 나중에 어떤 시너지를 낼지 모른다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Nike의 Just Do it은 시대를 관통하는 한마디가 아닐까 싶다.
2분기의 이벤트들
2분기에는 일생 동안 미뤄왔던 일들을 몇 가지 처리했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들다 보니 동기 부여가 없어서 할 수 없었던 몇몇 이벤트를 큰 결심을 내서 해치웠다. 둘 다 해보니 왜 이렇게 늦게 했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운전면허
내 나이 32살에 면허가 없어서 어디 갈 때 부모님이 아직도 운전을 하시거나 친구들이랑 놀러 갈 땐 합법적으로 얻어타고 다녔는데 이제 면허가 생겼다. 솔직히 서울에서 자취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한테 차는 사치다. 대중교통이 아주 잘 되어 있고 주차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초년생 벌이에 차 구매는 물론 차량 유지비는 비합리 그 자체다. 그러므로 나는 차를 끌 일이 없을 것이고 그럴 바에는 차 구매할 때가 되었을 때 면허를 따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생각해 보면, 차는 없어도 차를 끌 일은 많다. 부모님이 아프실 때 내가 부모님 차를 몰고 병원에 다닐 수도 있고, 근교로 놀러 갈 때 운전을 할 일도 있다. 여행을 가서 대중교통에 내 이동 반경을 맡기니 손발이 다 묶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결국 나는 십수 년간 합리화를 해왔던 것이다. 돈이 없기도 했고.
결론은, 이번에 운전면허 학원에 딱 3번 출석해서 필기 / 실기 / 도로주행을 1차에 다 붙고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 가서 면허증을 수령해왔다. 왜 이 쉬운 걸 이제 했을까. 물론 가격은 비쌌다. 거의 100만 원 돈 정도 든 것 같은데 그래서 이중으로 허무했던 것 같다. 면허를 따고 바로 다음 주에 부모님 댁에 가서 부모님 차 운전해서 엄마랑 드라이브를 갔는데, 참 좋아하셨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나이 먹고 뭐했나 싶다. 당연히 이랬어야 했는데.
뭐 늦었지만 너무 늦지는 않게 행동해 내서 결과를 냈다. 다들 스무 살 되던 해에 따라고 했는데, 그땐 정말 돈이 없었다. 군대 가서부터는 돈을 벌었으니 딸 수 있었는데 그땐 아무런 동기 부여가 없었다. 어쩌면 정해진 수순이었지 않나 싶다.
시력교정술
결론부터 말하면, 3주 전쯤에 렌즈삽입술을 했다. 나는 고도근시에 약한 난시가 있었는데 운동을 할 때나 선글라스를 쓸 때, 겨울에 실내에 들어갈 때 김 서림, 안경을 스타일에 맞게 바꿔 쓰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등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대부분 미용의 목적으로 하는 수술이지만 나는 애초에 렌즈 낀 내 모습을 익히 알기에 수술을 하고도 도수 없는 청광안경을 쓰고 다니기 때문에 그 목적은 아니었고, 그저 이 불편함을 해소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면허보다 돈은 많이 들지만 동기 부여는 더 컸던지라 10년 전 군에 가기 전에 다들 라식/라섹을 한다고 하길래 나도 친구 따라 부산에 있는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었는데, 당시엔 내 각막에 눈꺼풀이 닿아 고양이가 실시간으로 할퀴는 것마냥 눈에 상처가 나고 있어서 쌍꺼풀 수술을 하고 오지 않으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내 눈은 수술하면 안 되는 눈인가 보다 싶어 꿈을 접었었다. 근데 최근에 한 친구가 금요일에 라식하고 토/일 휴식하고 월요일에 출근 잘했다고 불을 지펴서 다시 타올랐고 동기 부여가 생겼다. 지금의 기술이면 뭐 다른 게 있지 않을까.
유난한 걱정핑이라 안과 유튜브만 100개 넘게 보고 논문도 찾아보고 유명한 병원, 의사 선생님 다 찾아본 다음 하나 딱 픽해서 검사를 받았다. 생각보다 내 눈은 튼튼했고 모든 수술을 할 수 있을 만큼 요건이 좋았다. 그래서 그중에서도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한 렌즈삽입술을 했다. 수술이야 뭐 잘 끝났기도 하고 회복도 잘돼서 지금은 잘 보인다. 일부러 난시 교정을 포기해서 약간 어지러울 때도 있지만 이건 내가 선택한 것이고 별로 심하지도 않아서 문제없다. 다들 왜 일찍 안 했을까 하고 후회한다던데, 나는 지금 시기가 적절했다고 본다.
예전의 시력교정술들은 다 부작용이 많았다. 지금은 과학 기술이 발전하기도 했고 데이터가 많이 쌓여 완화된 것이다. 그리고 키와 다르게 눈은 어른이 돼서도 조금씩 자라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이도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렌즈를 제거할 것이고, 백내장이 오면 백내장 수술받아야지.
가족 행사
우리 가족 생일은 3월 말인 막내부터 시작해서 6월 말인 누나까지 2분기에 싹 몰려 있어서 경조사비가 많이 나가는 달이다. 심지어 5월에 가정의 달도 있고 말이다. 운 좋게 해외에 거주하는 누나가 4월까지는 한국에 있어서 그 의미가 더 깊었다. 가족인데 한 자리에 모이지 못하면 너무 슬픈데 그래도 의미 있는 기간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기간이라고 특히 집에 더 많이 가고 이러진 않았지만 이벤트가 많으니 그래도 때마다 가서 밥이라도 같이 먹고 일부러 나가서 시간도 같이 보내고 했던 것 같다. 우리 다섯 식구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을 때, 부모님 두 다리 성성하실 때 많이 다녀야겠다 싶었다. 최근 주변 사람 중에 많이 아픈 사람들의 소식을 듣는다. 건강, 가족, 관계 등 젊어서 경시하던 가치들이 수면 위로 스멀스멀 떠오르는 기분이다.
커리어
입사 1주년
커리어 측면에서 단연 2분기 최고의 이벤트는 당연히 입사 1주년이다. 수습 3개월은 물론 1년 동안 이 회사에서 살아남았다. 얼마나 더 살아남을지 누구도 모르고 장담할 수 없다만, 일단 나 스스로를 칭찬하고 대견하게 생각한다. 고생 많았다.
2024년 5월 초에 엄마랑 누나가 같이 코스트코 가자고 나를 픽업 온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기다리고 있을 때 최종 합격 메일을 받았다.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23년 8월에 전 회사에서 나와 처음 지원한 회사도 이곳이었다. 회사 규모나 기술 수준과 상관없이 너무나도 다녀 보고 싶던 회사였다. 두 번의 도전 끝에 합격한 것이고, 이곳저곳 다 떨어진 상태에서 눈앞에 내려온 황금 동아줄이었기 때문에 더 빛났던 것 같다.
그때가 아직 생생한데,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점진적 성장보다 계단식 성장을 믿는 나에게 일하는 방식, 기술 수준, 규모, 커머스 도메인 자체 등 모든 부문에 있어서 계단식 성장을 안겨줬다. 좋은 동료와 일에만 집중하면 되는 환경, 감사히 받은 수많은 기회를 통해 꽉 찬 1년을 보낼 수 있었다. 정말 벅차게 감사드린다.
팀
우리 팀이 드디어 6명 완전체가 되었다. 시작은 4명이었지만, 1분기 때 우리 팀에서 면접을 보고 2명을 채용했다. 3월 말과 4월 초에 각각 합류하셔서 지금은 엄청난 힘을 내주고 계신다. 4명 있을 때도 든든하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의지와 동기 부여가 있었지만 오늘 느껴지는 아우라와는 다르다.
어떤 회사에서 일하든 동일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회사에서 허먼밀러를 사주고 점심값을 대주는 것도 좋지만 대체가 불가능한 복지는 좋은 동료다. 마치 Amplifier 같은 것이다.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잘 맞는 사람들과는 시너지가 난다. 서로가 공명하여 각자가 낼 수 있는 소리보다 큰 소리를 내게 해주는, 결국 우리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를 끝내주게 풀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진다.
뭐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곤 하지만, 닿는 데만큼 서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고 오래오래 잘 지냈으면 좋겠다.
외부 활동들
우선 한 달 전에 요즘IT에 글을 하나 기고했다. 요새는 기술 관련 글보다 커리어 관련된 글을 더 많이 쓰게 되는 것 같다. AI가 등장한 이래로 기술 글들은 딱히 큰 메리트를 가지는 것 같지 않아서 말이다. 역시나 그냥 끄적끄적 써서 블로그에 띡 올리는 것보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소정의 고료를 받고 쓰는 글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주언규 PD가 했던 말이,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하지 말고 00원 정도 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하라고. 일에 있어 애티튜드는 돈으로부터 나온다.
지난달엔 AWS summit에 다녀왔다. 겉으로 보면 팀원들끼리 소풍 간 것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나라 개발자들 다 모여 가장 핫한 주제들을 다루는 회사들이 앞다투어 기술을 뽐내는 자리였다. 규모도 엄청 크고 정말 동기 부여될 만한 사례들도 많았다. 우리 회사는 AI driven development를 강하게 선언한지라 성과를 낸다면 AI로 비용을 절감하거나 생산성을 올리는 사례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벤치마크할 사례들이 참 많았다. 우물 안에 갇혀 있지 말고 나와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회사에서도 평일에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멘토링도 시작했다. 사실 오늘이 첫날이긴 한데, 6월 초부터 릴레이로 하다 보니 이제야 내 차례가 왔다. 멘토링은 항상 환영이다. 커리어 상담이나 기술 멘토링 같은 부류는 개인적으로 나랑 잘 맞는 직업일지도 모른다. 다만 주업으로는 아닌 것 같고, 결코 내용을 가볍게 하지는 않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다. 이런 작은 성공 경험들이 모여 큰 성공 경험을 만든다. 오늘도 가서 최선을 다하고 와야지.
자기계발
영어 공부
드디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Speak이라는 서비스를 활용해서 한땀한땀 공부하는 중이다. 이제 3개월 정도 한 지라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내가 원했던 상황에서 쓸 표현을 하나씩 반복적으로 배워가고 있다. 솔직히 읽기로는 초등 영어 수준인데 말하려고 보니 나오질 않는다. 게다가 이렇게 말하는 연습을 했더라도 언어에는 다양한 variation이 존재하는지라 적당히 익히고 영어를 말할 수 있는 환경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이야 틀리면 Speak 앱에서 친절하게 틀렸으니 다른 표현 써 보라고 말해주지만 실전은 그렇지 않긴 하겠다.
영어 공부는 쉽다. 어려운 건 내가 정한 날 정한 시간에 맞춰 꾸준히 하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변명하지 않고 해야 할 때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영어 공부의 연장선상에서, 운동 또한 꾸준히 3개월간 해 주고 있다. 중간에 시력교정술을 하느라 운동을 쉴 수밖에 없었지만 권고하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시작했다. 그간 식단과 운동을 꾸준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인바디를 찍어보니 안 하니만 못한 수치가 나와서 동기 부여가 지하실을 뚫고 지나갔는데 빨리 훌훌 털어내고 조금 더 많이 운동하고 덜 먹는 방식으로 돌파해 봤다. 한 2주 한 결과 다시 정상 수치로 올라가는 중인데, 중간중간에 하지 말아야 했던 "운동 덜하기", "운동 안 가기", "배달 음식 먹기" 등이 쌓였지 않았나 싶다.
이것도 영어 공부와 마찬가지로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해야 할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것. 최근에 조승연의 탐구생활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본 내용인데 지금까지 안 지켜왔던 내용이라 그런지 더욱 와닿고, 마음속에 담아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독서
이번 분기에도 많은 책을 읽었다. 더 읽고 싶었지만 요즘에는 솔직히 잘 읽히지 않는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읽거나 독서 모임을 위해 읽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또한 좋은 책을 고르는 것도 힘들고, 애써 책을 읽어 놓고 실망스러울 때도 있다. 뭘 하든 동기 부여가 중요한데, 결국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동기 부여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분기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괜찮았던 것은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이라는 책인데, 퇴사를 하고 특이하지만 각자만의 방식으로 꿈을 추구하던 10명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1년 치 먹고살 돈을 벌어 놓고 1년간 닥치는 대로 앱을 만들어 성공한 개발자의 이야기, 하고 싶던 그림 일을 하기 위해 주중엔 청소 일을 주 4일을 하며 결국엔 미술 일로 돈을 벌게 되어 주 2회까지 청소 일을 줄였던 사람. 한 주에 2일, 3일을 각각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방식에 변화를 줬던 사례.
9 to 6 누군가의 사업장에 상주하며 부여받은 일만을 해야 한다는 것은, 정당한 보상과 사회를 위해 시스템에서 정해 놓은 룰이다. 그 규칙을 깰 수 있는 사람들이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리스크도 대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방법을 찾아낸 사람들은 돈은 적게 벌고 아무도 몰라줄지 몰라도 내면에 평화를 얻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별생각 없이 디지털 노마드를 꿈꿨지만 지금의 삶이 평온하고, 여기에 금을 가게 하고 싶지 않아 도전하고 있지 않았던 내 태도에 변화를 줬다.
돈
소비
참 많이도 썼다. 어쩔 수 없는 게 면허랑 시력 교정 수술비 합치면 족히 한 넉 달 치 생활비다. 게다가 경조사비도 많이 나갔고 생활비가 확 줄지는 않으니 그대로 다 플러스알파가 되었다. 다행히 연애를 못하고 있는 게 퍽 도움이 되었다.
다음으로 큰 지출은 경조사비가 많았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가족과 친구들 생일로 가장 많이 나갔다. 은근 몰리는 경향이 있어 남은 달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미 가을에 결혼식이 5건이나 잡혀 있다. 미치것네. 그 다음은 제습기를 샀다. 지금 사는 집은 크기와 가격만 보고 들어온 구옥이라 볕도 안 들고 굉장히 습해서 작년 여름에 호되게 혼나고는 올해 봄부터 벼르고 있다가 크게 질렀다. 지금 집 크기에 어울리진 않지만 뭐 몇 년 후의 나는 아파트로 이사 가지 않을까 하고 크고 좋은 거 샀다.
조목조목 3개월 치 가계부를 들여다봤는데, 딱히 사치한 것은 안 보인다. 가끔 퇴근하고 밥 할 힘이 없어서 배달 주문을 했던 흔적들은 좀 흐린 눈 하고 지나가자. 사실 이게 좀 걸려서, 이번 달 말부터 밀프렙을 하고 있다. 미리 1주일 치 정도 밥과 샐러드를 만들어 놓고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게 소분해서 저런 충동적인 시켜 먹기를 억제하고 있다. 밖에서 먹는 밥은 회사 밥으로 충분하다.
소득
월급은 월급이고,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이번 분기에는 추가 소득을 만들어 내기 위한 액션을 많이 하지 않았다. 더욱 적극적으로 구해 본다면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은 얻은 건 맞다. 다만, 지금 가능한 부업들은 얻을 수 있는 돈에 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다. 또한 누군가가 내 능력을 구매하기 위해 찾아와야 하고 일을 진행하기 위해 들어가는 커뮤니케이션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변명 같지만 사실 방법을 모르겠다.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만들고, 마케팅도 배우고, 사람도 만나고. 하여간 이것도 액션의 문제다.
투자
솔직히 투자 좀 망했다. 증권사 PB 하는 친구가 가끔 좋은 정보를 주는데, 주는 대로 다 사고팔았으면 돈 벌었을 거 같은데 바보같이 좋은 정보는 조금 사고 아닌 정보는 왕창 사서 손해를 와다다 봐 버렸다. 위에서 소비 암만 줄여 봐야 이렇게 투자로 까먹으면 말짱 도루묵인데.
그래도 채권과 CMA에 있는 돈들은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고, 인덱스 펀드들에 넣어둔 돈들도 꽤 수익률이 좋다. 3000피 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게 헐떡이던 황비디아는 이번 분기에 꽤 순항 중이라 까먹은 돈들에 심심한 위로를 해줬다.
다만 이제 남는 현금과 CMA에 대기하고 있는 자산들을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가 남았다. 미국 시장이 너무 무서워져서 다른 시장에도 한번 투자해 보고 싶다. 투자 공부 더 열심히 해서 다음 분기엔 꼭 저 노는 현금들 자산으로 바꿔 먹어야지.
기타 이것저것, 그리고 마무리
결론을 내 보자면 이번 분기도 대부분은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그중에 특별한 몇몇 순간 액션을 했고 주요했다고 볼 수 있다. 그게 이번 분기에 실적을 만들어 냈다. just do it. 25년 2분기를 기억하고 3분기에는 더욱 액션하자.
해야 할 일을 안 한 적은 없는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적은 없는가? 변명과 합리화가 쌓이면 액션을 할 수 없다. 심플하게 저 두 개의 질문을 매일 던지면서 꼭 점검하자.
궤도에 올라타면 안정적이고 행복해질 줄 알았다. 돈도 없고 세상이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어린 날에는 하나씩 거머쥘 때마다 채워질 것이라 짐작했는데, 어쩌면 반대가 아닐까. 작년인가 재작년 회고 때도 썼던 내용인데, 이제 먹고살 만해졌는데도 뭔가 속이 공허하다. 분명 내가 원하는 삶이 있는데 현재의 편안한 생활에 안주하고 있음이 그 원인이요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알면서도 안 하는 게 진짜 나쁜 놈인데, 3분기의 나는 어떨까나.